이 도윤 님의 ' 산을 옮기다 ' 라는 시집을 고고오디오 오디오샵에서 선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.

시인의 말 중에 " 우리시대의 12년은 흰 무명옷의 분으로 본다면 천지가 수 없이 개벽한 변혁의 시간들이다. " 라는 말씀이 있습니다.

시인의 마음에 보인 개벽의 시간이 저 또한 삶의 개벽과 같이 흘러가고 있습니다. 꿈이 무엇인지 잊어버릴 만큼....

불혹

사십이다.
안방에 걸린
활짝 핀 모란 같은 나이
공자는 기원전,
세상일에 미옥하지 않았다 했는데
쓰다듬을 만큼 수염이 자라
이제 늙어가는 일만 남아있는가
흰머리는 뽑는 나의 불혹은
잔주름 같은 실수로 이마에 금을 긋고
말 수만 줄어든 채 어금니로 박혀있다.
만화 같은 불륜의 오늘은 서러울 뿐
만취도 없이
피끓는 연애의 설레임도 없이
어떻게 사나

부디 철들지 마시라 나의 마흔이여

                 
 
산을 옮기다


TNC 2주년 기념 이벤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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